기사&정보

가요계, 팬과 직접 만나는 스킨십 마케팅 뜬다

by purewater posted Jul 12, 20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일간스포츠 이경란]
 



가수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다. TV와 온라인 홍보에 열중하던 가요계가 발품 팔며 팬과 직접 만나는 '스킨십' 마케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재수가 좋다면 하굣길·퇴근길에 아이돌 스타와 만나는 행운을 잡을 지도 모를 일. 신인그룹들은 이름 한 자라도 알리기 위해, 기존 그룹들은 팬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길거리를 누비며 눈도장을 쾅쾅 찍고 있다. 가수들과 옷깃이라도 한번 스친 팬들의 충성도는 팍팍 상승한다는 게 가요계에서 뜨고 있는 '스킨십' 마케팅의 주요전략이다.

▶길거리로 나선 가수들

제국의아이들은 '로드돌'이란 애칭을 얻었다. 지난 달 컴백을 앞두고 대구·광주·대전·부천·서울 여의도 등을 돌며 팬들과 만난 덕분이다. 이들은 유랑극단처럼 멤버 얼굴이 새겨진 래핑카를 타고 전국 도시를 누비며 '화이팅프로젝트' 이벤트를 곳곳에서 펼쳤다. 서울 명동에서는 깜짝 홍보 이벤트로 팬들과 게임하고 추격전을 즐겼다. 직접 부채와 음반 관련 홍보 전단까지 뿌리며 홍보에 나서자 명동 일대에는 수백명의 팬들이 몰려들어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화이팅 프로젝트'로 제대로 예열을 한 제국의아이들은 데뷔 후 어느때보다 뜨거운 관심 속에 신곡 '후유증'을 발표하고 활동 중이다. 가수 김형준도 며칠 전 서울 전역을 누비며 깜짝 게릴라 미니 쇼케이스를 펼쳤다.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에 걸쳐 홍대·신촌·대학로·인사동·명동·건대·신천 등에서 공연을 펼치며 새 음반 '이스케이프(ESCAPE)'를 알렸다. 홍보효과를 높이기 위해 김형준의 앨범 포스터를 붙인 이동무대 버스를 타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서울의 곳곳에 출몰했다.

남성 6인조 보이프렌드도 신곡 '러브 스타일'을 내기 전 서울 강남 엠스테이지에서 게릴라 쇼케이스를 가졌다. 예고없이 무대에 올라 수많은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신곡 '러브 스타일'과 히트곡 '내여자 손대지마' '내가 갈게'등을 공연했다. 앞서 '대세돌'인피니트는 '추격자' 발표 전 헬기를 타고 하루에 5개 도시(광주·부산·대구·대전·서울)에서 잇따라 블록버스터급 쇼케이스를 열었다.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는 "2~3시간씩 격차를 두고 도시를 옮겨가며 공연을 했다. 하루에 다섯 개 도시를 돌며 공연을 해야해 고민을 하다 헬기를 생각해 냈다"면서 "팬들이 찾아서 보는 쇼케이스가 아니라 인피니트가 찾아가 직접 음악을 들려준다는 의도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왜 길거리로?

사전에 티저영상, 뮤직비디오 등을 공개하며 관심을 끌어모은 후 방송사 음악프로그램을 통해 컴백하는 것이 지금까지 보통 아이돌들의 활동 방식. 스킨십 마케팅은 여기에 가수들이 발품 팔며 팬을 직접 끌어모으고 챙기는걸 추가했다. 몸으로 때우는 마케팅은 아이돌 홍수 속에서 튀기 위한 아이디어. 비슷한 포맷과 음악의 아이돌들이 지겨울 정도로 쏟아져 나오면서 팬들에게 어필할 강렬한 '한방'이 절실하다.

'빅3'인 SM·YG·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까지 총출동해 아이돌 그룹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중소기획사들은 온갖 홍보방법을 동원하는 수밖에 없다. 한 아이돌 그룹 매니저는 "이미 아이돌 시장은 포화상태다. 새로 아이돌 그룹들이 나오면 새로 팬이 생기는 게 아니라 기존 그룹의 팬들이 옮겨가는 경우가 많다. 팬심을 관리하는 차원에서도 스킨십 마케팅이 효과 만점"이라며 "요즘 아이돌 팬미팅을 가보면 가수들이 악수는 물론 팬들과 포옹까지 하면서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친다. 팬들의 충성심은 당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귀띔한다.

특히 '빅3'기획사와 파워경쟁에서 밀리는 중소기획사들이 스킨십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대형기획사에서 각각 2~3팀의 인기 그룹들을 연이어 쏟아내면서 중소기획사 소속의 가수들은 방송 출연 한번 하는 것도 힘든 상황이 됐다. 또 음원 사이트에서 눈에 잘 띄는 좋은 자리에 음원을 노출시키는 것도 대형기획사들에 밀릴 수밖에 없다.

최근 신인아이돌 그룹을 제작한 매니저는 "대형기획사가 물량공세를 하니 우리는 발로 뛰는 수밖에 없다. 신인아이돌을 가요프로그램에 출연시켜야 하는데 중소기획사에서는 담당 PD 얼굴 한번 보고 얘기를 나누기도 힘들다"면서 "방송을 해봐야 어마어마한 팬덤을 가진 그룹들 사이에서 튀기도 힘들다. 트럭을 타고 다니며 길거리 공연을 할 지, 여름 해변가에서 깜작 공연을 할 지 고민 중"이라며 답답해 했다.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

출처 http://news.nate.com/view/20120712n05787

 

(사진은 준님 사진이 아니므로 살짜쿵 뺐습니다 ^^;;;)